홋카이도의 동쪽에 있는 메만베쓰 공항에서 차로 약 30분. 아바시리호나 아바시리강을 따라 북상하면 오호츠크해에 면한 아바시리 시가지에 도착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새하얀 유빙이 바다를 덮은 신비한 광경.
“이것이 아바시리에서 태어나 자란 저의 원래 풍경. 물의 변화가 호수나 강, 눈이나 유빙의 경치를 모두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그 아름다움과 녹으면서 형태가 바뀌어 가는 유리의 아름다움을 겹쳐서 이 곳에 유리 공방을 만들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유빙 유리”라고 이름을 붙인 오리지널 제품을 손에 들고 군지 노보루 씨는 온화하게 이야기합니다.
이곳은 일본 최북단의 유리 공방인 “유빙 유리관”. 미를 추구할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방지로 이어지는 다양한 노력을 실천하며 국내외에 임팩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지 씨를 움직이도록 자극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호츠크해의 유빙이 격감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어렸을 때는 겨울이 되면 바다 쪽에서 드드드드득하는 소리가 울려 퍼져서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유빙이 서로 부딪혀서 엄청난 소리가 납니다. 유빙의 벽이 생길 정도로 양도 많았지만, 지금은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양도 매년 줄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절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공방의 창문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는 군지 씨. 실제로 오호츠크해의 유빙 면적은 과거 40년간 30% 감소했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왜 유빙의 감소가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오호츠크해의 생태계에는 대단한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유빙은 러시아 북동부의 아무르강에서 바다로 흘러 나간 철분과 미네랄을 얼음에 가둬서 바다를 떠돌면서 광범위하게 운반하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유빙에서 녹아 나온 철분을 취한 식물성 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증식해서 그것을 먹이로 삼으려는 작은 새우나 곤쟁이 등의 동물성 플랑크톤이 모여듭니다. 이어서 작은 물고기, 회유어나 새들도 점점 모여들어서 풍부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아바시리에서는 1년 중 게나 성게가 가장 맛있는 시기는 “유빙이 끝날 무렵”인 4월경이라고 합니다. 바다속에서 먹이를 듬뿍 먹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알게 되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유빙이 없어지면 철분은 바다에 가라앉아서 전달되지 않게 됩니다. 그 결과, 생태계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면, 유빙이 없어지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문제는 결코 남 일이 아닌 것입니다.”
어머니 쪽이 어부 가계로, 어렸을 때부터 문어잡이나 가리비 양식을 도왔던 군지 씨는 바다와 대지의 혜택을 피부로 느끼며 자라왔다고 말합니다. “유빙 유리”라는 이름에는 온난화 방지의 상징으로서 유빙을 지키고 싶다, 유빙의 중요함을 후세에 전하고 싶다는 군지 씨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업계의 상식을 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한 노력
군지 씨가 환경 문제를 직면하게 된 것은 유리 공예를 배우기 시작한 지 2년째, 24살 때. 한 편의 오래된 동영상이 계기였습니다.
“1992년 UN 지구환경 서밋에 참가한 세반 스즈키 씨의 “전설의 연설”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동갑으로 그녀는 당시 12살.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행동으로 보여 주십시오” 라고 UN에서 호소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부끄러워졌습니다.”
대량의 연료를 사용하여 해외에서의 구입 원료에 의지하여 유리를 제작하는 것에 위화감이 생겨나, 견딜 수 없었던 군지 씨는 연비가 좋은 가마(용해로)의 연구를 독학으로 시작. 졸업 후에는 오키나와로 날아가 류큐 유리 공장에서 기술을 연마하면서 원료의 연구를 거듭해 나갔습니다.
“류큐 유리는 전후 미군의 콜라병을 재이용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현재도 아와모리의 술병 등을 사용하고 있는 개인 공방도 있지만, 병의 재활용은 세척, 라벨 벗기기, 제조사별 분류 등 손이 많이 갑니다. 그것을 대체할 원료가 없는지 찾고 또 찾았습니다.”
그렇게 도달한 결론이 효율이 좋은 전기 용해로와 폐형광등의 재활용입니다.
“폐형광등의 재활용에는 수은의 무해화 처리가 필요하지만, 그 기술을 가진 일본 유일의 공장이 같은 오호츠크 관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놀랐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인가. 신기한 끌림을 느꼈습니다.”
공방을 설립한 군지 씨는 폐형광등을 재활용한 유리 원료를 “에코피리카”라고 이름을 붙여서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착색이나 디자인에도 건전지나 가리비 껍데기, 온천의 유노하나(온천에 생기는 침전물)를 사용하는 등 폐재나 지역 자원의 활용을 하려고 노력하며 적극적으로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빙 유리는 SDGs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의 조명에 채용되는 것 이외에도, 태양광 패널을 재활용할 수 있는가 등의 상담도 끊이지 않는 등, 반향이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중 군지 씨는 한발 더 나아간 환경 대책을 결행합니다.
“여름 전력 수요 과다의 위기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여름 2개월간은 유리 제작을 쉬기로 하고, 3년 전부터 가마를 가동하는 것을 멈추고 있습니다. 유리는 일반적으로 여름이 성수기이기 때문에 동업자들이 걱정해 주었지만,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계속해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아바시리 자연의 혜택을 체감하는 투어도 실시
여름철, 유리 제작을 쉬고 있는 군지 씨가 참가하고 있는 활동이 있습니다. 그것은 카약 가이드. “커넥트립”이라는 단체의 회장 겸 가이드로서 지역의 일차산업이나 역사, 문화와 사람을 이어주는 체험 투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체험의 내용은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입니다.
“카약 투어는 전력을 사용하지 않고, 자기 몸으로 자연을 느끼면서 아바시리의 좋은 점을 알게 되므로, 무척 보람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은 겨울 유빙 카약이지만 여름철도 최고로, 카약으로 농원까지 가서 채소를 수확하거나 밭을 산책하거나 합니다. 어부들이 성게를 잡는 것을 보러 가기도 합니다.”
실은 아바시리는 홋카이도 여러 지역 중에서도 일조 시간이 길고, 맑은 날이 많은 곳입니다. 여름에는 비교적 습도가 낮고, 겨울에도 다른 곳에 비해서는 기온이 낮아지지 않습니다. 일년내내 서핑이나 SUP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아바시리는 모든 것이 밸런스 좋게 갖춰진 파라다이스 같은 장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약 1500년 전에 사할린에서 남하해 온 고대 북방 민족인 오호츠크 인들에게 있어서도, 남쪽의 낙원이었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두 풍부한 자연환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바시리의 자연에 몸을 두고 다양한 것이 디톡스 되어 스트레스가 없어지게 됩니다. 그런 감각을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우선 행동해 본다
이외에도 군지 씨의 활동은 여러 분야에 걸쳐있습니다. 2022년 아바시리 호반에서 일어난 중유 유출 사고 때는 지역 사람들과 연계하여 모든 오염토의 철거를 요구하는 시민 모임을 설립. 온라인에서 서명 활동을 전개하며 환경 보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자연환경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 전체, 사회 전체에서 다 같이 일어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연장의 어부분들뿐 아니라, 다 같이 생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빙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결코 현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빙 유리는 접해본 사람에게 그렇게 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는 유빙이 환경의 바로미터이지만, 각각 지역마다 각각의 바로미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서 깨닫게 된 것부터 행동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Noboru Gunji 유리 장인
유빙 유리관 공방장 오호츠크 농산어촌 활용 체험형 투어리즘 추진 협의회(커넥트립) 회장
홋카이도 아바시리시 출생. 대학 때부터 유리 공예에 관심을 갖고 전문학교, 류큐 유리 마을을 거쳐 2010년에 “유빙 유리관” 설립. 지구 온난화 방지를 중시한 유리 제작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2018년에 “커넥트립”의 모체가 되는 협의회를 설립하여, 지역 산업이나 자연을 활용한 체험 투어를 기획 운영. 자신도 카약 가이드로서 환경 보호와 오호츠크의 매력을 계속해서 발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