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shiro/Akan/Akkeshi/Nemuro Interview #01:아칸호×자연 가이드 다카다 시게루 씨 모든 것에 가무이(신)이 깃든다──
아이누의 정신이 숨쉬는 아칸호에서 오감을 일깨우고,
홋카이도의 대지와 하나가 되다

홋카이도 동부로 향하는 하늘을 여는 단초쿠시로 공항은 이제 세상 사람들이 동경하는 어드벤처 필드의 시작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최근 몇 년 간 아칸호의 매력이 해외에도 전해져 방문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고 싶다! 라며 개인용 제트기로 매년 오시는 분도 있을 정도랍니다"라며 30년 이상의 가이드 경력을 지닌 다카다 시게루 씨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연과 문화, 체험을 조합한 어드벤처 투어리즘(AT)을 추진하는 일본 내 일인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칸호의 진정한 멋진 모습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마리모의 군생지'라는 이미지만 떠올리는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다카다 씨가 말하는 아칸호의 '대단한 점'은 무엇이고, 그 배경에 깊게 자리 잡은 역사는 무엇일까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비로운 대자연에 발을 들여놓아봅시다.

아칸 호반에서 바라본 풍경. 트레킹이나 등산 등 계절마다 다양한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인간과 공존하며 약동하는 생물의 모습은 풍요로움을 나타내는 바로미터

"이 지도를 봐주세요. 아칸호 주변에는 아칸호 온천의 극히 일부에만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화산과 호수, 깊은 삼림 지대입니다. 야생 생물들은 인간과 조우할 필요 없이 독자적인 세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카다 씨가 생각하는 '대단한 점' 중 하나는 희귀한 생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히메마스(강에 서식하는 홍연어)가 있습니다. 아칸호는 15만 년 정도 전에 오아칸다케가 분화하면서 생긴 하나의 칼데라 호수가, 이후 화산 활동이 진행되면서 판케토, 펜케토 등의 호수, 늪으로 나누어져 형성된 호수 중 하나입니다. 지형과 경관도 희소가치가 있지만 생태계의 변화도 독특합니다. 바다에서 거슬러 올라간 베니자케(바다에 서식하는 홍연어)가 호수가 나누어지면서 바다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 민물인 아칸호를 회유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히메마스가 된 것입니다. 즉 일본의 히메마스는 아칸호에서 탄생했습니다. 토종 히메마스는 낚싯바늘에 걸리면 사람의 키보다 높게 뛰어 도망치려고 합니다. 그 속도야말로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실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답니다!"

역시 현지 낚시 가이드의 일인자이기도 한 다카다 씨. 금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홍송어와 환상의 물고기라고 불리는 이토(오비라메)도 있다고 합니다.
"아칸호의 홍송어는 '바다산천어(금송어)'라고 불리며, 아주 먼 옛날부터 살아남은 토종 어종입니다. 야생 그 자체로, 낚싯바늘에 걸리면 실을 느슨하게 해 빼려고 다가옵니다. 그리고 사람의 모습을 본 순간 무시무시한 기세로 앞바다로 헤엄치기 시작하며 대항합니다. 홍송어는 빙어 등의 무리를 해안으로 몰아넣어 잡아먹는 범고래처럼 물고기도 잡습니다. 이토는 아이누어에서 유래하여 '오비라메'라고 합니다. 쇼와 30년(1955년)대에는 길이가 2m나 되는 거대한 홍송어도 있었고, 어부가 아가미를 손으로 잡고 꼬리지느러미를 땅에 질질 끌면서 팔러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지금도 1m 정도의 오비라메를 낚을 때가 있어요"

희귀한 생물만 있는 게 아닙니다. 숲에는 곰도 많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 공생 방식에서도 아칸호의 위대함이 드러납니다.
"곰은 사람이 있는 쪽에는 나오지 않으며 사람도 곰의 생활권에 무모하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아칸호에서 곰에 의한 사고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곰은 숲의 왕입니다. 곰이 숲에 있다는 것은 자연이 보호되고 있으며 숲이 풍요롭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낚시꾼들의 꿈! 멋지게 긴아메를 낚은 다카다 씨

'베는 산이 아니라 보는 산으로'
100년 이상 전부터 아칸호의 SDGs 활동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아칸호의 자연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카다 씨는 마에다잇포엔 재단의 존재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칸호 주변 일대는 마에다잇포엔 재단이 관리하는 사유지입니다.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인 1906년에 사업가 마에다 마사나 씨가 나라에서 매각해서 받은 토지로, 벌목하여 목장으로 개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에다 씨는 아칸 호반에서 바라본 경관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이 산은 벌목하는 산에서 보는 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계획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벌목한 숲을 예전 원생림으로 되돌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아칸호의 자연 보호는 일본 SDGs의 선구적인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념은 대대로 계승되어 3대째 공원 주인, 마에다 미쓰코 씨가 돌아가시기 전에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후세에 맡겼습니다.
"『인간이 숲에 들여온 것 외에는 모두 숲에 유익하니, 최대한 손대지 말아야 한다』가 미쓰코씨의 신념이었습니다. 쓰러진 나무도, 늘어진 덩굴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하고 영원히 지켜야 할 토지로 여긴다. 이렇게 결의하고 현재도 삼림 보전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원생림의 복원을 목표로 지켜온 아름다운 숲. 가이드 투어 때만 들어갈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자연을 숭상하고, 생물을 숭상하고, 하늘을 숭상하는 아이누의 가르침

마에다 미쓰코 씨는 원주민인 아이누를 지원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사유지를 무상으로 빌려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발전한 곳이 아칸 호반의 아이누코탄(마을)입니다. 홋카이도 최대 규모의 마을로 약 120명이 살고 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부터 아이누 문화를 접하며 자랐습니다. 동창 중에서도 아이누인 친구가 많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합장한 후 숲에 들어갑니다. 큰 버섯을 채집하면 어머니나 아버지께 혼납니다. 다음 해를 위해 포자를 날리므로, 제자리에 되돌려 놓고 땅속의 작은 버섯을 채집하라고 합니다. 그들은 나무 아래를 만져 작은 버섯을 정확하게 찾아냅니다. 경사면의 위쪽에 있는 산나물도 남기고, 밑에 있는 것을 듬성듬성하게 먹을 만큼만 채집합니다. 그렇게 하면 비가 내렸을 때 씨가 흘러내려 가기에 다음 해와 다다음 해에도 똑같이 채집할 수 있어요. 지속가능하다는 말이 탄생하기 훨씬 전부터 아이누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생활을 지속해 왔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듭니다"
다카다 씨는 아이누 사람들의 지혜와 정신성도 투어를 하면서 전합니다.
"미쓰코 씨는 생전에 사람이 자연을 보호하다니 건방지다며, 자연이 사람을 보호해 주고 있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아이누 사람들이 지닌 자연을 숭상하고, 생물을 숭상하고, 하늘을 숭상하는 정신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숲에 들어갈 때마다 저는 그 말을 되새깁니다"

숲을 향한 감사와 안전을 기원하는 아이누의 전통 의식. 먼저 아페후치카무이(불의 신)에게 기도를 올린다

오감을 일깨우고 소중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 나가다

다카다 씨는 지금 아칸 호반의 '쓰루가 어드벤처 베이스 SIRI'의 책임자로서 일 년 내내 다양한 투어를 기획, 운영하고 있습니다. SIRI는 아이누어로 '대지'를 뜻합니다. 참가자의 오감을 깨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도시 생활에서는 잠들기 쉬운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되살리고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고안했습니다. 예를 들면 안대를 하고 숲속 깊은 곳을 걸어봅니다. 잠시 걸은 후 안대를 벗으면 와우! 하며 놀라는 동시에 오감이 맑아져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것, 들리지 않았던 소리를 감지할 수 있게 됩니다. 냄새와 맛, 감촉에도 민감해져 내 안의 야성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러한 체험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숙박은 부디 아칸호 온천에서 해달라고 다카다 씨는 전했습니다. 아칸호 온천의 토지도 마에다잇포엔 재단의 사유지이므로, 숙박하면 자연 보호 활동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온몸으로 어드벤처를 즐기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전하는 활동에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아칸호에는 이러한 묘미도 있는 거죠. 꼭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야성에 눈뜬 사람'이 되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감각을 즐겨봅시다!"

다카다 씨의 안내로 안대를 하고 숲을 걷는다. 이후 엄청난 놀라움과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다카다 시게루
Shigeru Takada
자연 가이드 쓰루가 리조트(주) 이사 어드벤처 사업부 부장

홋카이도 아칸호에서 태어났다. 대학 졸업 후 럭비 코치로 캐나다에서 1년간 체류하면서 모든 야외 활동을 체험했다. 귀국 후 호텔 경영을 거쳐 2009년에 쓰루가 리조트에 입사하였으며, 해외 사업 부장을 거쳐 현직에 이르렀다. 일본에 AT(어드벤처 투어리즘)을 정착시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반사단법인) 일본 어드벤처 투어리즘 협의회 이사, ATTA 앰버서더 등 다양한 직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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